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13번째 망설임>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3040작가들의 단체전

<13번째 망설임> 전시가 진행중이다.

 

비가 오던 금요일 저녁, 남편과 방문.

외벽에 걸린 몽환적인 대표작이

우리의 발걸음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인,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작가들이 불혹을 전후로 맞이하여

여전히 불안함과 망설임을 표현한 전시이다.

 

초입부터 전시되어있던 이진주 작가의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림을 스윽 훑어보았을 때는

초현실주의 느낌이 나지만,

 

자세히 사물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춰보면

모순투성이로, 기본적인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모습들이지만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작품의 색상이나 분위기가

현실적이고 정겹다가도

못내 씁쓸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이런 분위기가 비오는 날씨와 잘 어울렸다.

 

이 외에도 1층에는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음은 2층으로 GO GO!

 

 

2층에도 추상적인 느낌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2층의

좌혜선 작가의 작품.

 

벽면의 모서리부터 시작하여

한 쪽의 벽면을 쭈욱 이어 그린 작품으로,

파노라마로 표현했으며,

 

목탄을 재료로 사용한 작품이기에

흑백으로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내가 이 장소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었다.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주면서도

공감가고 익숙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독특했던 노상호 작가의 작품.

제목 역시 인상적이였는데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데,

 

눈을 뜨면 돌이 되버리는 마녀의 저주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눈을 감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돌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검은 안경을 쓰고

눈을 뜨게 되면서 마녀를 물리치고 안경을 벗는다.

 

안경을 벗고 바라본 세상은 황폐했고,

사람들은 다시 안경을 쓴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마지막에 우리 모두 마녀가 되며 끝이 난다.

 

그림을 보며 스토리가 그려지니까

상황이 더 이해되고 기억에 남았다.

 

 

 

나를 이 전시로 이끈 장종완 작가의 그림.

색감이나 분위기는 따뜻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그림 속 내용은

유쾌하지는 않은 모순됨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이 역시도 장종완 작가님 작품으로

북극곰같은 설산이 그려진 그림 아래

폭포 옆으로 낯익은 가사가 적혀있다.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볼만한

멜로드라마

괜찮은 결말

그걸로 됐다 널 사랑했다

 

 

 

 

2층의 한 모퉁이에는 19세 미만은

볼 수 없는 구역도 있다🚫

 

본능에 충실한 것과 적당히 선을 지켜야 하는

사회적인 상황의 경계가 흐릿하게 표현된 작품.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긴 조심스러워

직접 가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사진을 촬영하지 않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생각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전시였다.

 

대다수의 작품들이

너무 추상적으로 다가와서 어렵게 느껴졌다.

앞으로 약 1년간 진행되는 전시이니,

다음 번에 도슨트를 들어봐야겠다😅